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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 - 믿을 수 없는 정수기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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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61회

본문

*오프닝 멘트:
수돗물 불신풍조 속에의 국내 정수기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유해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원래의 물보다 수질을 악화시키는 정수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믿을 수 있는 물'을 내세워서 소비자들을 현혹해 온 '믿을 수 없는 정수기'의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굡니다. 각 층별로 모두 8대의 정수기가 설치돼 있지만 이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점심시간 한 학급에 들어가 봤습니다.


 (집에서 물을 싸 가지고 온 사람?) 저요 저요….


*박선규 기자:
41명 가운데 물통을 가지고 오지 않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함진우(초등학교 학생):
"여름 같은 때는 필터에 세균 많다고 하면서요 집에 있는 식수 싸는 게 더 낫다고 하셔서요."


*박선규 기자:
한 소비자 단체의 표본조사 결과 서울시내 초등학생의 80% 정도가 이렇게 물을 싸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72억 원을 들여 추진한 학교 정수기 설치 사업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혜영 :
"학교에서 위생적인 면에서는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그 뭐 그 외에 저희가 여기 이 이상은 더 관리할 수도 없고 더 이상의 문제가 있다면 학교에선 어쩔 수가 없는 거고요. 그건 정수기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될 것 같고요….


*박선규 기자:
이런 불신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 조사결과 서울시내 초등학교 정수기의 65% 정도가 마실 수 없는 물로 판명됐습니다. 기준치를 넘는 일반세균 검출이 가장 많았고 대장균, 녹농균에 발암물질인 클로로포롬이 초과된 경우도 2건이 있었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런 결과에 따라 올해부터는 전체 학교 정수기에 대한 분기별 조사가 의무화됐고 1차 조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조사방침을 통보하고 실시한 올 1분기 분석에서도 40% 정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부적합률은 제조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었고 필터 교체 주기와도 거의 상관이 없었습니다.


*문경환 <고려대 보건대학 교수>:
"필터를 교체하고 얼마 흐르지 않았어도 일반 세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청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도 한 2~3일에 한번씩 하는 경우에도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오버하는 경우도 왕왕 나타났습니다.


*문경환 교수와의 대화:
(이게 제조처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관리를 하는 쪽의 문제입니까?)
"이런 것들은 소비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회사에서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서 소비자들한테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선규 기자:
그러나 제조회사들은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관리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OO정수기 연구실장:
"일반 세균은 항상 오래 저장되는 상태에서는 생길 수도 있는 그런 여건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관리상의 문제에서 상당히 주의가 필요한 그런 관점들이 있습니다."


*OO정수기 연구실장과 대화:
(관리의 문제다 그 말씀 이시죠?) 네
(정수기는 여기서 만들었습니다. 그 정수기를 관리도 여기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물건에서 세균이 그렇게 나옵니다. 그러면 누가 책임입니까? 먹는 사람책임인가요?)   ... .... . (대답을 못함)


*##정수기 A/S사업부장과 대화:
(정수기를 쓰시는 분들이 이렇게 일반 세균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안 그럴 겁니다."


*김향숙 <경기도 일산구 주엽동>:
"정수기를 저는 이렇게 너무 믿고 먹었는데 찝찝해서 못 먹을 것 같아요. 비싼 정수기를 사 가지고 이렇게 정수기 물을 굳이 먹어야 되는지 지금 판단이 잘 안 서네요."


*김민회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 담당>: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이런 것 때문에 정수기를 설치하게 됐습니다마는 다시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된다 라고 하면 원인분석도 다시 하고 실태조사도 다시 해서 거기에 맞춰서 방법을 다시 강구해야 되겠지요."


*박선규 기자:
주부 이선자씨는 3년 전 방문 판매원에게서 100만원짜리 정수기를 구입했습니다. 판매원에게서 들은 대로 제때 필터를 교환하고 청소도 잘 해왔다는 이 집의 물을 전문 분석기관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분석결과 원수에 없던 세균이 검출되고 알루미늄과 질산성 질소 등 7가지 성분은 전혀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선자 <경기도 일산구 일산동>:
(결과 보시니까 어떠세요?) "완전히 속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완전한 물이라고해서 써 왔는데…"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수돗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정수가 아니라 수돗물을 먹었으니..

 

*박선규 기자:
이 씨 집을 포함해 11군데의 가정과 식당 정수기 물을 분석한 결과 9곳에서 원수에는 없던 일반세균이 나타나고 그 가운데 4곳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형진 <한국환경수도연구소 환경기술과장>:
"일반세균 이외에 중금속이나 기타 음이온물질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를 보면 11곳 가운데 6곳이 수돗물을 전혀 거르지 못하거나 10~20% 정도 아주 미미한 정도밖에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가운데서도 제품에 따라서는 40% 밖에는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선규 기자:
정수기의 정수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방식별로 새 정수기 석대를 시험해 봤습니다. 중금속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넣어 특별히 만든 물을 각각의 정수기에 통과시킨 뒤 제거율을 알아봤습니다. 제거율이 최소 70% 이상 돼야 하지만 두 정수기는 보론과 카드뮴, 망간 등 10여 가지를 거의 제거하지 못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번에는 같은 정수기들에 수돗물을 통과시켜 봤습니다. 또 추가로 간단한 거즈에도 같은 실험을 해 봤습니다.수돗물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 물질은 정수 후에도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두 개의 정수기에서는 질산성 질소 등 수돗물에 녹아있는 물질은 정수기를 통과한 뒤에도 거의 그대로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결과는 거즈를 통과시킨 결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돗물을 원수로 사용할 경우 시중에서 팔리는 최소한 수십 만원대의 정수기와 거즈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박선규 기자:
정수기 물이 통과 전의 수돗물 상태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 조사에서도 적지 않은 학교의 정수기 물이 정수전보다 더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런 문제는 한 소비자 단체의 먹는 물 관련 세미나에서도 심각하게 제기됐습니다. 정수기 심의위원인 한 발제자는 사용기간이 길어질 경우에 질산성 질소와 납, 크롬 등의 양이 정수 전 수돗물보다 최고 10배 이상 늘어난다며 그 원인은 필터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미나 발표내용>>-백영만(정수기 심의위원):
"정수기 회사들이 필터에 대해서 교체시기를 다 적어놓고 있어요. 예컨대 뭐 프리 필터하면 3개월 뭐 어떤 카본 겉은 건 6개월 적어놓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합니다."


*박선규 기자:
실제로 정수기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필터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는 상태이고 그런 상황에서 엉터리 제품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문경환 <고려대 보건대학 교수>:
"전부 다 봐도 여기에 어떤 제조원이라든지, 특성에 대한 거는 전혀 표기가 안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내용물이 과연 몇 그램이 들어가 있는지 그런 것 까지도 지금 표기가 안 돼 있죠."


*문경환 교수와 기자 대화:
(이런 것들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정수기 안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인가요?) "그렇습니다. 지금 대부분 이런 필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박선규 기자:
문제는 이런 현실에도 정수기를 규제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제도는 수돗물을 통과시켜서 그대로만 나오면, 심지어 조금 더 오염돼 나온다 하더라도 음용수 기준에만 들면 정수기로 판매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또 그렇게 검사에 합격한 제품의 생산량이 연간 3천대 미만일 경우에는 사후 관리도 전혀 받지 않습니다.


*백영만 <한국환경수도연구소 이사>:
"시설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정수기를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고 또 3천대 미만의 경우에는 사후관리를 봐주지를 않기 때문에 어떤 정수기에서 어떻게 만들어서 판매한다 하더라도 누가 규제할 방법이 없는 거죠. 예컨대 시장에서 정수기 필터를 사 가지고 가정에서 조립해서 판다 하더라도 그거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박선규 기자:
당연히 품질개선보다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판매전략이 우선입니다. 법으로 금하고 있는 전기분해 실험은 아직도 적지 않게 동원되고 있는 수단입니다. 전기분해기를 넣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역삼투압 정수기 물, 그러나 수돗물에서는 금방 기포가 일어나며 물 전체가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표면에 붉은 녹 찌꺼기까지 떠오르면 저런 안 좋은 물을 계속 먹겠느냐며 정수기 구입을 강권합니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물 속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석형준 <한국환경수도연구소 주임연구원>:
"붉은 색 빛이 나는 거는 이 철봉에서 철이 탈리가 되면서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요. 수돗물 자체에서 철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붉게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지종수 <한국정수기종합관리센터 사장>과 대화:
(나쁜 물이 아닌데도 판매하는 사람들이 물이 이렇게 변하니까 나쁜 물이다 이렇게 해서 정수기를 판다 그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정수기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이거를 가지고 실험을 해 보이니까 가정 주부들이 수돗물이나 일반 정수기 물이나 일반 샘물을 사겠습니까? 못 사지요. 왜냐면 이 물을 어떻게 먹느냐…


*박선규 기자:
이들은 또 TDS 측정기도 들고 다니며 수치가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킵니다.


*지종수 <한국정수기종합관리센터 사장>:
"200만원, 300만원 이것은 거품이예요. 이거는 누가 나한테 물어도 저는 그렇게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 왜 그러냐 하면 홈 쇼핑에 들어가서 보면요, 거의 다 30만원, 40만원 대에요. 그런데 연고 청약으로 해 가지고 TDS나 전기분해가 이건 순 사기지요…"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원장>:
"판매에만 급급했고 이윤 챙기기에만 급급했지 실제적으로 제품 개선이라든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대해서는 굉장히 미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연구소를 갖고 있지만 결국은 간단한 소비자에게 있어서의 어떤 문제가 제기됐을 때 수질 측정해 주는..물 검사 정도 해주는 이런 정도에 불과했지…."


*박선규 기자: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된 또 하나의 사실은 정수기능 만을 놓고 볼 때, 30만원 대 제품이나 300만원 대 제품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성능을 따지기 보다는 비싼 제품만을 선호하는 소비경향과 그런 소비심리를 활용한 약은 상술, 그리고 허술한 제도가 오늘의 정수기 문제를 키워온 셈입니다.

 

정수기 관련 방송 보도 후 > 


*오프닝 멘트:
정수기 문제를 다뤘던 지난 달 ' 정수기 믿고 마셔야 하나' 방송 후 시청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그렇다면 이제 어떤 물을 마셔야 하나 라는 걱정이었습니다. 뒤늦게 제조업자들이 품질개선을 약속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 동안 어떻게 그런 일들이 가능했는지 또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은 어떤 것인지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월곡동에 사는 주부 송윤영씨는 요즘 정수기를 볼 때마다 속이 상합니다. 특히 2살짜리 딸의 분유를 탈 때면 굳이 왜 샀나 하는 후회도 밀려옵니다.


*송윤영(서울 월곡동):
(우유를 보니까 끓인 물로 타시네요?)
"네. 정수기 속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보다 많이 나오니까 끓이면 좀 줄어지지 않을까 해서 끓인 물로 타고 있습니다."
(정수기는 왜 사셨어요?)
"들어보니까 수돗물에 중금속도 좀 많이 녹아있다고 그러고..."


*박선규 기자:
청운동에 사는 김정희씨도 요즘 물을 끓여 마십니다.


*김정희(서울 청운동):
"그 전에는 수돗물이 조금 안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정수기물을 먹었는데 TV를 보고는 조금 불안해서 정수기물을 다시 끓여먹고 있어요."
(조금 전에 보니까 아이들은 냉장고에 있는 물을 그대로 먹기도 하네요.)
"여름에는 뜨거운 걸 끓여야 되니까, 그 때 그 때 애들 양을 못 대니까 어떤 때는 그렇게 먹기도 하거든요."


*신미자(식당운영):
"회사를 믿기 때문에 믿고 손님들에게 줬는데 방송 나간 뒤로는 물 주기도 괜히 제 손이 부끄럽고 좀 좋지 않은 면도 있었고요."


*박선규 기자:
김씨와 신씨처럼 정수기 물을 그대로 먹자니 찝찝하고 그렇다고 수돗물을 마시자니 꺼림칙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박선규 기자:
'지난달 믿고 마셔야 하나?' 방송 후A,B,C로 표시된 회사가 어디냐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습니다. 먼저 일반세균과 관련해 A,B,C는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모든 회사가 다 해당되는 문제였습니다. 정수기 구조상 어떤 제품도, 또 같은 형식으로 사용하는 먹는 샘물까지도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제조회사들은 일반세균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강변하지만 이것은 몇 년 전 가습기에서 발견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던, 법으로 엄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OO정수기 연구실장:
(일반세균이 이정도 나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고 나가서 물건 파실 때 소비자들에게 얘기할 자신 있으세요?) "....."


*박석순(이화여대 환경학과 교수):
"역삼투압 방식은 물속에 들어있는 아주 미네랄 성분까지 다 거릅니다. 이렇게 거르면 오염물질은 제거될 지 몰라도 물속에 남아있는 모든 미네랄 성분을 다 제거하기 때문이 이 물이 결코 좋은 물이라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공사막이라든지 세라믹이라든지 이런 방법들은 수돗물에 남아있는 물질 이상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수돗물과 같은 물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박선규 기자:
KBS의 문제제기에 업계는 뒤늦게 자성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조 업자들은 일간지에 광고를 내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히고 철저한 품질관리와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수기 심의위원 3명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했습니다.


*정 용(연세대 교수/정수기 심의위원):
"저희 심의위원들은 현행 정수기 품질 심의의 내용과 구조가 국민건강과 안녕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점들을 수년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할 것을 건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지를 않으므로 더 이상 심의위원으로써 부당한 심의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들은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들은 KBS가 제기한 문제들은 내부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지적돼온 것으로 기형적인 심의구조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먹는 물 관리법에는 ‘정수기는 먹는 물을 처리해 먹는 물의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하는 기구’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마실 수 없는 물이 아니라 이미 마실 수 있는 물을 왜 굳이 처리해야 하는지, 또 처리된 물의 수질이 처리 전과 같아도 된다면 정수기는 왜 필요한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규정입니다.


*박선규 기자:
이런 규정에 따라 정수기는 수돗물을 흘려 실험합니다. 일반세균과 냄새, 맛, 색, 맑기 등 5가지 검사만 통과하면 합격돼 판매가 가능해 집니다. 검사항목에 중금속 등 유해물질 제거는 애초부터 들어있지 않습니다. 일반세균 검사는 수돗물 자체에 원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재나 마나 한 것, 여기에 맛이나 냄새 또한 기계가 아닌 사람의 감각으로 잴 뿐입니다. 단순히 거즈 장치만 하고도 합격될 수 있다는 얘기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부품의 재질이나 규격에 대한 규정도 전혀 없습니다.


*이정섭(환경부 수도관리과 과장):
"97년도 법이 개정돼서 정수기 관리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뭐 부분적으로는 보완을 해 왔지만 제도적으로 완비되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라는 부분 인정을 합니다. 이렇게 진행된 거는 어쨌든 간에 제도의 미비에서 비롯됐다고 인정을 하겠습니다."


*박선규 기자:
문제는 이 뿐이 아닙니다. 허술한 제품들의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곳은 다름 아닌 제조업자들이 중심이 된 기구입니다. 심의 위원회라는 타이틀을 붙여 놓고는 있지만 업자들의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나머지 위원들도 위원장에 의해 지명됩니다. 독립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놀랍게도 지난해에는 정수기를 감시해야 할 서울시의 수돗물 평가위원장과 부위원장까지 심의위원으로 들러리를 섰습니다.


*김연화(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정수기 심의위원):
"사업자 단체의 대표성을 띤 분이 위원장으로 계시고 그 다음에 또 거기에서 검사기관의 설정, 그 다음에 검사위원의 위촉까지를 다 담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확하고 그 다음에 정당한 심사가 될 수 없는 그런 현실적인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정규봉(한국 정수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지금까지 심의하신 것 중 불합격률은 어느 정도나 되는 지 통계를 좀 볼 수 있을까요?)
"불합격률은 지금 우리가 몇 프로라는 얘기보다도 그때 심의가 안 되는 부분이 한 30% 정도 됩니다. 그 당시에 안 돼 가지고..."


(그건 유예하는 거죠. 보류, 불합격이 아니고...)


"보류이고 그 다음에 보완을 해 가지고 두 번, 세 번 검사를 해 가지고 검사기준에 적합하면 해줘야 됩니다."
(검사기준이 사실은 불합격될 이유가 없지요?)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박선규 기자:
환경부는 또 자체 분석기구도 없는 조합을 정수기 품질평가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당연히 조합은 외부 분석기관에 용역을 주고 그렇게 지정된 기관은 계약유지를 위해 조합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불합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고 시중의 정수기들은 이런 과정을 거친 것들입니다.


*정규봉(한국 정수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검사 들어오잖아요? 간혹 불합격이 나와요. 그러면 검사기관이 연락을 해 줘요. 이상하다. 그거 불합격인데 다른 걸로 한번 보내봐 그럽니다.)
"그렇죠. 그렇게 되겠지요. 검사기관에서는 그렇게 되겠지요. 맞아요."
(이상해. 다른 것으로 한번 보내봐 그래요.) "그렇죠."
(그럼 다른 것으로 보내줘요.) "그렇지요."
(그 제품을 성능을 향상시켜서 검사 받는 게 아니고 다른 제품을 가지고 와서 합격 날 때까지 하는 거예요. 그러니 불합격 날 이유가 있습니까?)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
조합은 이렇게 통과한 제품들에 ‘물’ 마크를 내 주는데 지난 5년 동안 물 마크 판매수입만 20억원을 훨씬 넘습니다.


*이정섭(환경부 수도관리과 과장):
(지금 정수기 조합에는 이쪽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사업권을 주셨지요? 환경부에서. 혹시 감사해보신 적 있습니까?)
"저희는 특별히 감사를 한 적은 없습니다. 저희가 특별히 문제 있다고 보는 것은 없습니다."
중략 …………………………………………


*박선규 기자:
이런 상황에 정수기 검사 과정에서 수질검사 대상 시료를 바꿔 치기 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김 모씨(전 정수기 회사직원):
"고객이나 학교에서 요청이 들어올 경우 가서 물을 저희가 채집을 해요. 채수를 하는데 그 물을 그대로 가져가서 맡기는 게 아니고 회사로 와서 바꿔서 간다는 얘기죠. 이상이 없는 물로... 봉인까지 하는데 봉인 필요 없거든요. 왜냐하면 어차피 저희가 경희 대학교 지구환경 연구소에 의뢰 하는데, 매일 가다 보니까 봉인이 있던 없던 거기는 무조건 검사를 해줘요. 그냥 비용만 내면 해주는 거니까. 그리고 나서 ‘적합하다’ 그게 소비자한테 통보가 날라가는 거거든요."

 ……………………..이하 중략

 

출처 :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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